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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목사들은.. '대화를 나누는 법'을 개발해야 한다
 회원_675809
 2021-12-18 10:00:01  |   조회: 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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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님, 제가 오늘 너무 놀랬어요. 지금까지 66년을 살면서 우리 막내가 그렇게 말을 많이 하는 건 처음 봤어요."

오늘 우리 회사 이성순 간사님이 내게 한 말이다.

실은 오늘 점심에 이 간사님의 막내 동생이 회사에 오셔서 함께 점심을 먹고 3시간 가량 이야기를 나눈 후 돌아가셨다.

이성순 간사님의 막내 동생분은, 문재인 정부 들어 청와대에서 2년 간 근무한 적도 있는, 고위공직자다.

그런데 평소 굉장히 과묵하다 못해 아예 말이 없는 스타일이라고 한다. 심지어 가족들 모임에서도 말을 하는 법이 거의 없다고 한다.

그런데 오늘 나와 3시간 동안 쉴새 없이 대화를 나누는 것을 보면서, 이 간사님이 "우리 동생에게 저런 면이 있었나?" 싶어 너무 놀랐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이렇게 답했다.

"사람들이 저를 만나면 왜 좋아하는지 아세요? 전도를 안 하거든요.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 대신에 상대가 관심 있는 주제를 갖고 이야기하거든요. 그러니까 좋아하는 거에요."

사실이 그렇다.

오랫동안 목회를 할 때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상대가 원하는 대화 소재와 이슈를 갖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 내가 목사라고 기독교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 그것이 나의 오랜 철칙 중 하나다.

이성순 간사님의 막내 동생 분은 사실 종교가 없는 분이다.

그런 분에게 내가 목사랍시고 초면에 기독교 이야기를 하면 서로 얼마나 어색해지겠는가.

그런 짓은 관계를 망치는 일에 불과하다.

세상에는 종교와 신앙 이야기 말고도 나눌 대화 주제가 넘쳐난다.

성경에는 잠언이나 전도서와 같이 비 종교인들과도 나눌 수 있는 삶의 지혜와 통찰에 관한 이야기들도 많다.

오늘날 목사들이 시민사회 안에서 그런 대화를 나누는 법을 개발하고 키워야 한다.

그렇게 해서 누군가와 서로 인간적인 신뢰와 우정이 형성되고,

또 좋은 관계가 이어지다 보면,

그다음 혹시라도 어떤 섭리가 있다면 그때 자연스럽게 복음을 나눌 기회도 주어질 것이다.

오후 늦게 이성순 간사님께 전해 들으니,

감사하게도 동생되는 분도 오늘 기분 좋게 돌아가셨다고 한다.

그럼 된거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 만나서 함께 기분이 좋아지는 것처럼 근사한 일이 또 어디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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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8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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