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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시사
오늘로 정의당과 관련된 모든 활동을 마칩니다
 회원_824628
 2022-09-19 14:11:10  |   조회: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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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회항이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을 겪으며, 특권에 저항하는 개인이 얼마나 위태로운 상황에 놓일 수 밖에 없는지 그리고 계란으로 바위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실감하며 저 개인의 시련 속에서 비로소 우리 사회의 모순적 구조에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성실한 시민으로 살아왔지만 막상 거대한 힘을 가진 세력과 다툼이 생기자 그 어떤 공동체의 정의도 자동으로 작동하지는 않았습니다. 죽을 만큼 힘든 고비를 넘고 넘으며 저항의 목소리를 내고 한번도 해보지 않은 싸움을 수없이 해나가면서 그나마 생존이라도 도모할 수 있었습니다. 그 험난한 과정을 겪으며 나와 같은 처지 혹은 나보다도 못한 상황에 놓여 시름하는 수많은 약자의 목소리가 우리 사회 곳곳에 넘쳐나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스스로 눈뜬 신념을 더 넓게 우리 공동체를 위해 실천하는 삶을 다짐하는 시간에 바보 노무현과 노동운동의 선구자 전태일을 다시 만나며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정의당을 선택했습니다.

당을 위해 2020년 비례대표로 나서 달라는 요청에 처음에는 여러 차례 거절했지만, 존경하는 노회찬 의원님을 떠올리며 미완의 진보정치를 펼쳐가는 삶이 숙명이라 생각해 종국에 받아드렸습니다.

이를 두고 자기 몫의 이권을 채가는 훼방꾼으로 여기는 이들의 비상식적인 행태를 마주하며 견뎌야했습니다. 그 속에서도 참고 참으며 지난 총선과 이번 대선과 지선까지 정의당 후보들을 위한 지지를 부탁하는 일에 온힘을 다해 최선을 다하며 전국을 누볐습니다.

정치적 활동은 다양한 이들을 모아 다수 시민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기 위한 실천 행동이라 배웠습니다.

그래서 정의당을 더 많은 시민의 삶을 나은 방향으로 이끌고 더 많은 지지를 받는 정당이 될 수 있게 하려고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이스타항공 대량해고 사태의 책임자인 실소유주 민주당 이상직 의원에게 맞서고, 잊혀진 존재가 된 정의당 비상구라는 노동 상담 창구를 부활시켰고, 맥도날드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부당함에 함께 하기 위해 두달여 간 1인 시위에 나섰으며, 지금도 투쟁 중인 파리바게트 노동자들을 위한 지지 투쟁에 제일 먼저 나섰습니다. 그리고 저는 정의당의 국제연대에도 앞장서고자 했습니다. 홍콩이 반민주적 정치 폭압에 시달릴때 우산혁명의 현장인 홍콩 폴리테크 대학 현장으로 달려 갔습니다.

그러나 제가 이런 목소리를 낼 때마다 당은 미적거렸습니다. 그런 현장에 더 빨리 더 함께 하자고 주장했지만, 당의 주된 흐름은 다른 일에 집중했습니다. 당을 위한 일을 하면 할수록 정의당은 내가 생각한 정당이 아님을 확인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지선 참패 이후 비례대표 국회의원단의 책임을 묻는 투표가 당원들에 의해 불같이 일어나자, 그제야 노동자들의 곁에 서겠다며 현장에 앉아있고, 그 모습을 SNS에 올리는 일에만 집중하는 모습. 노동자 서민을 위한 당이 다시 되어달라는 당원들의 요구를 자신들의 기득권을 해체하려는 음모처럼 여기는 모습에 괴로웠습니다.

지난 2년 시민의 상식에 부응하는 당이 되자는 수많은 당원의 목소리를 반여성주의와 민주당2중대라 낙인찍는 당내 정치가들의 모습이 과연 기득권 정당들의 패권적 선전 선동과 별반 다름 없음을 봅니다.

지금 정의당은 자신들만 옳다고 주장하는 정당이 되어버렸습니다. 바다 위 고립된 바위섬 위에서 선명한 빛을 내는 등대의 역할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항공사에서 근무하던 24년여의 기간 동안 세계 곳곳을 누비며 깨달은 것은 목적지를 찾아 돌아다닐 때마다 길을 찾아주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게 저를 안내해 주었던 수많은 표지판들과 이정표들은 바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의 눈에 보이는 곳에, 그들 속에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무도 없는 곳에 있는 이정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어디 있는지 모르는 표지판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합니다. 사람들이 봐주지 않는 이정표들끼리 모여 있거나, 그 이정표와 표지판의 내용이 사람들이 해독할 수 없는 글로 채워져 있다면 오히려 방해물이 될 뿐입니다.

저는 이제 다수 시민이 오고가는 여러 길목에 서 있는 표지판으로 약자의 고난한 삶 속에 진실로 도움이 되는 이정표가 되고자 합니다. 누군가의 간절함이 처참함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한 활동을 항상 우선에 두는 이정표 같은 정치를 해 나가는 길을 가려 합니다.

앞으로 진보정치의 가치와 실현을 위해 자신만의 신념에만 갇히지 않고, 더 많은 대중의 공감과 연대를 바탕으로 다수 시민의 삶을 위해 작동되고 효용감을 주는 대중적 진보정치로 여러분 곁에 다가가는 정치인이 되겠습니다.

더 진지하게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과 노회찬의 정치와 전태일의 정신을 성찰하며, 변화하는 시대에 맞추어 이를 실천하는 좋은 정치인이 되겠습니다. 기업의 잘못을 뒤집어쓴 맥도날드 알바생과 목숨을 내놓고 단식을 할 수밖에 없는 파리바게트 노동자들과 같은 90프로의 일하는 노동자들 곁에 서고 폭압적 국가 공권력 앞에서도 당당히 자유와 민주주의를 외쳤던 수많은 죠수아웡들 곁에 서서 함께하는 실천가가 되겠습니다.

이제 정의당이라는 울타리는 나가지만 꿋꿋이 제 길을 개척해가겠습니다. 그동안 저의 길을 응원하고 지지해 준 분들에게도 감사함을 전합니다. 지금의 정의당의 길을 믿고 가시는 분들에게도 응원하는 마음을 가지겠습니다.

그럼 이만 마지막 말을 마치겠습니다.

2022년 9월 18일 박창진

 

 

2022-09-19 14: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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