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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아마도 그때부터였던것 같다. 어느날 나의 휴대폰 목록을 보다가 뭔가 단단히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p> <p>내가 사랑하는 예수님께서는 세리와 창기 그리고 힘없고 빽없는 이들의 친구가 되어주셨는데 정작 내 휴대폰 목록에는 그런 이들이 거의 없었다.</p> <p>내 폰 저장 목록에는 대부분이 훌륭하고 존경받는 목사님들과 기독교인들만 수두룩했다. 순간 내가 너무 한심스럽게 다가왔다. 심지어 역겹기까지 느껴졌다.</p> <p>내가 진짜 예수님을 사랑하고 따르는 자가 맞는 것일까? 내가 지금 예수님처럼 사람들을 제대로 만나고 있는 것일까? 힘이 들고 시간낭비라고 생각하는 비생산적인 이들을 지금껏 의도적으로 피하지 않았는가?</p> <p>예수님께 한없이 죄송해서 그 자리에 주저앉아 많이 울었다. 그리고 나를 새롭게 변화시켜 달라고 간절히 기도 드렸다.</p> <p>"예수님, 저는 가짜인것 같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당신을 따르는게 아니라 그저 흉내만 내려고 한것 같습니다. 제가 너무나 헛살았습니다. 이제 당신을 진정으로 따라 살도록 부디 저를 불쌍히 여기시고 도와주십시오"</p> <p>그뒤로부터 내 선교사역의 방향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사회적 참사와 중독가정, 그리고 소외된 이웃을 향해 점점 시선과 발길을 돌리기 시작했다.</p> <p>이제는 만취하여 호소할 사람은 목사님 밖에 없다고 꼭두새벽 신세한탄 하는 이의 전화도 받게 되었고, 밀린 공과금을 좀 빌려달라는 이들, 아프다고 병원비를 도와달라는 이들, 다양한 아픔과 사연을 지닌 여러 벗들이 생겼다.</p> <p>내게 이것은 나의 신앙에 대한 진정한 회복이자 하나님이 내게 베풀어 주신 축복이었다. 무엇보다 내가 목사이고 인격이 좋아서 내가 이들의 친구가 되어준 것이 아니라 이분들이 예수님의 모습으로 내게 찾아오셔서 친구가 되어주신 것이었다.</p> <p>기독교인들은 소위 '하늘 소망'을 품고 살아간다고 신앙고백을 한다. 그래서 천국(하늘)을 사모하고 천국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곤 한다. 그런데 그 가운데 내가 놓치고 있던 것이 있었다.</p> <p>우리는 하나님을 의지하고 주님만 바라본답시고 하늘을 바라보지만 정작 하나님의 시선은 이 '땅'을 향하고 계셨다는 사실이다. 바로 이 땅, 여기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우리 주변에 있는 힘 없고, 돈 없고, 굶주린 이들에게 말이다.</p> <p>공과금 낼 돈이 없어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린 이들, 오늘도 술먹고 집에 들어온 아버지의 가정폭력에 시달리고 있는 아이들, 생리대 살 돈이 없어서 화장실 휴지를 돌돌 말아쓰며 우는 아이들, 삶의 터전을 잃고 이 땅을 찾아온 난민들, 모든 소외된 이들에게 하나님의 시선은 향하고 계셨다. 그리고 예수님은 이들과 함께 하셨다.</p> <p>그래서 우리 선교회에서 이런 이들을 살피고 함께하는 사역을 꾸준히 하고 것은 내가 남들보다 유난히 자비심이 많고 사랑이 많아서가 아니다.</p> <p>하나님의 시선이 머무신 곳에 그저 나의 시선을 맞췄을 뿐이다. 내가 사랑하는 예수님을 발톱 만큼이라도 따라 살아보려는 목사로서의 몸부림이자 인간으로서 당연한 도리이기 때문이다.</p> <p> </p> <p> </p> <p><a href="https://www.facebook.com/permalink.php?story_fbid=pfbid02ArVr3UCc6HFcB2T5oMo1KGWjUyhbQ4yqUiBK9NaxKLVKdxeuU6x86AbZAcbCFubal&id=100005032754445"><strong>출처가기</strong></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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