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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한쪽으로 치우친 주택시장 바로잡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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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한쪽으로 치우친 주택시장 바로잡겠다’
  • 미주 부동산 신문
  • 승인 2021.03.19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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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나친 과열 양상에 정치권 우려 목소리
▶ ‘포스트 팬데믹’ 수요 대비한 주택 공급 절실

 

역대 최악의 경기 침체에도 주택 시장은 현재‘나 몰라라’식의 전에 없던 활황세를 누리고 있다. 그런데 최근 정치권에서 주택 시장 과열 양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주택 시장 회복세 이면에 자리 잡고 있는 심각한 불균형 현상을 더 이상 방치하면 안 된다는 것이 정치권의 우려다. 정치 매체 폴리티코가 정치권이 지적한 주택 시장 불균형 상황과 주택 시장 현황을 분석했다.

◇ 정치권, ‘주택 시장 불균형 바로잡겠다’

주택 시장에서 1월은 비수기다. 그런데 올해 1월은 성수기란 말도 무색할 정도의 활황이었다. 올해 1월 주택 가격은 작년보다 무려 14%나 급등했다. 실업률이 작년보다 두 배나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주택 시장 이상 과열로 주택 거래가 약 24%나 폭증한 것이 집값을 두 자릿수 비율로 끌어올렸다. 바이어들은 여기저기서 집을 사겠다고 아우성이지만 주택 매물은 집계가 시작된 1999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다. 매물로 나온 집에 오퍼가 제출되지 않으면 이상할 정도로 3주 만에 매물이 팔려나가는 현상이 흔해졌다.

정치권에서는 주택 시장 과열 양상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수백만 명에 달하는 미국인이 자산 축적의 첫 단계인 내 집 마련의 꿈을 포기해야할 뿐만 아니라 인종 및 세대 간 부의 불균형 현상을 심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내 집을 장만해야 할 밀레니엄 세대 수백만 명이 주택 시장 이상 과열 현상으로 부모 세대보다 인생 첫 단추조차 채우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연방 상원 은행 위원장을 맡고 있는 셰러드 브라운(민주·오하이오) 의원은 “노동자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이 점점 멀어지고 있다”라며 “특히 주택 가격 급등과 임금 정체 현상으로 인해 첫 주택 구입이 불가능해진 유색 인종 가구의 피해가 심각하다”라고 지적했다. 브라운 의원은 은행 위원회 회의에서 “상원 은행 주택 위원회는 팬데믹 발 경기 침체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향후 수개월간 주택 시장 불균형을 중요한 정책 현안으로 삼겠다”라고 밝혔다.

◇ 과열 맞지만 10년 전 ‘거품’과는 달라

직전 주택 시장 과열 현상이 전 세계 금융 위기의 원인이 됐지만 최근의 과열 양상이 경기 침체를 일으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주택 시장 과열은 10여 년 전의 거품 현상과는 다르다는 분석이다.

연방 준비은행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모기지 대출 발급액은 약 1,820억 달러로 2007년 이후 가장 큰 분기별 상승폭을 기록했다. 얼핏 보면 2008년 서브 프라임 사태가 일어나기 직전과 비슷한 현상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모기지 대출 건전도가 당시와 판이하게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해 4분기 발급된 모기지 대출 중 약 71%는 크레딧 점수가 760점이 넘는 우량 대출자를 대상으로 발급됐다. 우량 대출 비율이 약 31%에 불과했던 2003년 3분기와 비교할 때 모기지 대출 시장의 기초 체력이 매우 우수해져 갑작스러운 폭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아졌다.

‘전국 부동산 중개인 협회’(NAR)의 로렌스 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직전 주택 시장 침체 피해가 워낙 컸기 때문에 모기지 대출 업계가 과거의 ‘묻지마’식 대출 관행을 답습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라며 앞으로도 대출 기준 완화 전망은 낮은 것으로 내다봤다.

◇ 한쪽으로만 치우친 주택 시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택 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가 싹 가시지 않는 것은 경기 회복 속도가 더딘 데다 최근 모기지 이자율이 빠른 상승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주택 시장이 유례없는 활황세지만 한쪽으로만 치우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실업률이 치솟고 있지만 이른바 ‘화이트칼라’인 사무직의 경우 재택근무가 가능해 경제적 피해를 덜 입고 있다. 오히려 보유 주식 자산 가치 상승 등으로 주머니가 두둑해진 사무직 종사자들은 낮은 이자율을 활용, 큰 집 이사는 물론 투자용 주택 구입에 전에 없이 적극적인 모습이다.

반면 현재 인구층이 가장 두터운 밀레니엄 세대는 주택 구입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1908년대 초반~1990년 중반에 출생한 밀레니엄 세대 중 상당수가 생애 첫 주택 구입 연령대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매물 부족, 학자금 대출 상환 부담, 집값 상승 등의 장애물로 인해 이들 세대의 첫 주택 구입 시기가 지연되고 있다. 윗세대가 주택 구입을 자산 축적의 첫 단계로 삼았지만 밀레니엄 세대의 첫 주택 구입이 늦어지면서 세대 간 자산 불균형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 집값 정체 시 ‘상투’잡은 구매자들 부담 커져

최근 심상치 않은 모기지 이자율 상승세도 눈여겨봐야 할 점이다. 요즘 매물이 새로 나오면 여러 명의 바이어가 구매 오퍼를 내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수십 명의 바이어가 경쟁한 끝에 리스팅 가격보다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에 팔리는 매물도 흔히 볼 수 있다. 만약 모기지 이자율 상승이 주택 수요 위축 현상으로 이어지고 주택 가격이 둔화되거나 하락한다면 ‘상투’ 잡은 주택 구매자들에게는 상당한 재정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모기지 은행업 협회’(MBA)의 마이크 프래탠토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금 현상을 거품이라고 볼 수 없지만 그렇다고 불안 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주택 가격 상승 속도가 임금보다 3배나 빨라 주택 시장에서 밀려나는 바이어가 많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프래탠토니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수요 감소 영향으로 주택 가격 상승세가 진정되려면 적어도 몇 분기가 더 지나가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포스트 팬데믹’ 수요 대비 충분한 주택 공급 절실

2000년대 초반과 달리 주택 재고가 현저히 부족한 점도 심각한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주택 건축업계는 숙련공 부족과 건축 자재비 급등으로 마음껏 주택 신축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 최근 수년간 반복되고 있다.

주택 건축업계는 코로나19 여파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되는 올해 안에 단독 주택 신축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최근 급등세인 목재 가격이 복병으로 등장했다.

‘전국 주택 건축업 협회’(NAHB)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무려 180%나 급등한 목재 가격으로 신규 주택 가격도 평균 약 2만 4,000달러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중개 업체 레드핀의 대릴 페어웨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주택 수급 불균형 현상은 ‘빙산의 일각’”이라며 “주택 수요가 급등할 것으로 예상되는 ‘포스트 팬데믹’ 이전에 충분한 주택 공급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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