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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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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법이다!"
  • 딴지 USA
  • 승인 2022.07.09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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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의 몰락은 하나도 이상한 것이 아니다. 그는 늙고 타락한 정당의 추함을 가려 국민을 속이던 젊은 가면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그가 속한 정당이 정치윤리의 부재로 인해 권력을 남용하는 집단으로 전락 했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박근혜 키즈로 정치에 입문한 그는 이명박의 노무현 공격과 탐욕, 박근혜의 비선 정치가 불러온 권력의 몰락을 바라보며 반면교사로 삼을 기회가 있었으나, 그가 그 당에서 익힌 것은 자신의 능력과 비젼을 입증함으로써 국민의 지지를 받는 정직한 정치가 아니라, 상대를 모략으로 음해하고 비하함으로써 반사이익을 얻는 비열한 방법이었다.

조국 교수 가족을 괴롭힌 윤석열이 민주당 DNA가 아니라 자신이 속한 집단이 지닌 늙고 타락한 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그는 알고 있었기에, 윤을 영입하는 일이 불러올 화근을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것 같다. 하지만, 노회한 검찰 출신 세력의 안내를 받아 윤석열은 그가 없는 자리에서 공개 영입되었다. 지난 대선 기간 중에도 몇 번 서로 물을 먹였지만, 그들은 서로를 이용하며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언론을 이용하며 권력창출에 목을 걸었다.

그들이 사용한 수단, 곧 문재인 정권을 무능, 부패하다고 비하하고, 10년도 넘게 비방해 온 사안, 이재명의 과거를 사실 확인 없이 과도히 부풀려 세상에 공개 선전함으로써 이재명에 비하여 몇 배나 사회적 해악을 끼쳐온 윤석열 본부장 비리를 덮는 전략을 구사했다. 부패한 언론의 편들기, 감춰주기가 있었기에 그 효과는 몇 배나 더 증폭되어 유리한 여론 지형을 형성할 수 있었다. 합리성, 양심, 지성을 동원하여 우리가 정직하게 판단한다면, 이런 정치판은 그 근본이 부정한 것이다. 선거가 끝나자 조석으로 정치적 공격 용어였던 “대장동 비리”를 거론하는 자들이 하루아침에 사라졌다. 대장동 비리 의혹은 상대를 음해하기 위한 공작 수단이었다.

“대장동 비리 의혹”이란 진실을 밝혀 사회 정의를 찾자는 노력이 아니라, 이낙연 세력이 이재명 세력을 타도하기 위해 고안해 낸 수단이었다. 동시에 젊은 반대당 대표에겐 하늘이 준 선물, 자신들이 음험한 의도를 가지고 조작, 산출한 허위논리가 아니라, 상대 진영이 조작하여 내 준 것이니 선전용으로는 금상첨화였다. 그가 이끄는 정치 집단은 민주당 일각이 제기한 이 의혹을 확대 재생산하며 선거기간 내내 이재명을 부패의 상징으로 몰아갔다. 나는 이 부패 몰이에 참여한 젊은 이준석과 그 일당은 젊은 피의 상징인 양심과 지성을 버렸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늙고 노회한 자들과 하나도 다를 바가 없이 윤석열에게 권력을 안겨주는 일을 자기 일처럼 여겼다. 윤석열은 정치권에 몸담아 온 검찰 출신들이 가진 독특한 권력욕, 진실까지 조작할 수 있는 부도덕성, 그리고 상명하복의 남성적 유대감이 없었다면, 결코 정치권에서 환영받을 인물이 아니었다. 당시 국힘당에 제대로 키운 정치가가 없어 인물난에 시달리던 정황도 한 몫을 했다. 여기서 이준석은 늙고 부도덕한 정당의 민낯을 가려주고, 젊게 보이게 만드는 가면 노릇을 했던 셈이다. 하지만 젊은 이준석 팀과 노회한 부패정당의 주구들은 도덕성 수준에 있어서 하등 차이가 없었다. 그들은 사실이나 진실과는 상관없이 상대를 음해 매도했다.

부도덕한 세력을 키워 대통령을 만들어 준 직후, 이준석은 엇저녁 팽을 당했다. 친 윤석열 정치 평론가들은 마지막까지 교활하게 낙관하며 이준석을 안심시켰으나, 사실 판은 이미 오래 전에 종결된 것이었다. 검찰 출신의 피가 섞이지 않은 이준석은 신권력 진영에서 진골도 아니었다. 더군다나 검사 동일체를 부르짖으며 살아온, 굴욕스러운 복종 요구에도 절대 진리인 것처럼 목을 내놓는 그런 검사 출신 충성파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윤은 자기 정권을 온통 검사 출신으로 도배 하면서 한 구석을 낯선 것으로 채우거나 비워두는 것을 양해할 정도로 관용이 넘치는 인물이 아니다. 그는 작심만 하면 언론을 동원하여 박근혜나 이명박도 쉽게 잡았고, 그런 과정을 거쳐 조국을 잡을 때는 더욱 능란했다. 서울대 법대 출신의 세상을 만들고 그는 이렇게 자랑했다. "전 정권에 과연 인물이 있었나?“ 이는 마치, ”우리 팀을 보라고! 우린 고시 패스한, 최고 엘리뜨 검사 출신으로 꽉 채웠어.“라고 하는 것과 같았다.

검사 출신으로 겹겹이 채운 윤석열 정권의 심각한 문제는 새로운 법치개념을 유통하는 데 있다. 국민 눈에는 명백한 범죄인 만취 운전, 탐욕, 주가 조작, 저축은행 비리, 건보료 사취, 은행 잔고 위조, 부당이익 등등 - 이런 것들은 그들의 법치 개념에서는 죄가 되지 않는다고 본다. 그들이 새롭게 정의하는 법치 개념은, "오직 '우리' 검사가 기소하고 죄라고 해야 죄가 되는 법이다."라는 원칙에 종속한다. ”우리“ 검사가 죄라고 하지 않으면 기소도 안 되고, 재판에도 넘겨지지 않는다. 이것이 그들이 생각하는 법치다. 즉 그들은 이렇게 생각한다. "우리가 곧 법이다!" ”우리가 곧 정의다!“ 이 법에 의해 윤의 장모는 무죄방면 되고, 김건희는 수사나 기소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이준석이 동조하여 세운 정권은 이런 속성을 더욱 노골화하고 있다. 그리고 그가 앞장서서 세운 정권이 며칠 되지도 않아 그를 버린 것이다. 이준석은 음으로 양으로 윤의 새로운 법치 개념에 동조했다. 그는, 그동안 윤석열 집단의 부당함에 대하여 한 번도 문제를 삼지 않았다. 그리고 그 세력이 권력을 장악하도록 노력했다. 검찰 파쇼를 향한 문을 함께 연 것이다. 이제 그들은 이렇게 속으로 외칠 것이다. "우린 이제 아무도 두려워 할 것이 없다. 우리가 무슨 짓을 해도, 우리 검사가 수사하지 않고, 우리 검사가 기소하지 않으면, 결코 유죄라 할 수 없는 세상이 온 것이다."

그들 검사 세계에 속한 이들에겐 얼마나 좋은 세상인가? 이런 세상을 위해 문을 활짝 열어주고 이준석은 이제 떠나야 한다. 노회한 정치 집단의 젊은 가면으로 이용되었던 그는 더는 필요 없는 존재, 불필요할 뿐만이 아니라 불필요한 소음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한 가지 알아 두어야 할 것이 있다. 프랑스 루이 왕조의 마지막이 된 절대 권력자 루이 16세와 그의 처 마리 앙투아네트는 프랑스 혁명 직후, 퇴위를 당하고 단두대의 이슬이 되었다는 역사적 사실이다. 그의 권력에 빌붙어 그의 수하 노릇을 했던 인물들의 운명은 어찌 되었을까?

어쩌면 엊저녁 축출된 이준석은 먼 훗날 이 쓰라린 경험을 회상하며 “잘 된 일이었다”라고 할지도 모른다. 루이 14세가 말했다고 했던가. "짐이 곧 국가다!" 그의 오만이 대대로 이어져 그의 후손 루이 16세의 목이 단두대에서 잘릴 것을 몰랐던 것이다. 윤석열 정권이 “우리가 곧 법이다!” 라고 외치며 검찰 파쇼를 강화하며 민주주의의 꽃인 법치주의를 검치주의로 바꾼다면 이 정권의 운명을 나로서는 낙관할 수 없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시간 아베가 피격 되었다는 뉴스가 뜬다. 잠시 권력을 가졌다고 그 권력으로 법치를 짓밟으며 오만해서는 안 된다. 민주주의자라면 절대 가서는 안 되는 길이다.

 

 

함께 만드는 언론, 시민들의 확성기 [딴지 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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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K Park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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