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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인도인, 별동별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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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인도인, 별동별을 아시나요?
  • 딴지 USA
  • 승인 2022.08.06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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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의원은 "저학력·저소득층에 국민의힘 지지자가 많다"며 "안타까운 현실인데, 언론 환경 때문에 그렇다"라고 말했습니다. 저학력, 저소득층에 국힘 지지자가 많다는 것은 지구가 돈다는 것처럼 팩트입니다. 이재명 의원은 단지 팩트를 말했을 뿐 입니다.

그런데 박용진 후보는 "저소득층은 저학력이고, 제대로 된 사리판단을 못한다는 선민의식이자 빈자를 향한 혐오"라고 게거품을 뭅니다. 강훈식 후보도 "선악을 구분하는 이분법적인 인식"이라며 이재명 의원을 비난합니다. 아무 생각없이 조중동의 언어를 그대로 받아외우는 두 후보의 천민의식이 민망합니다. 지동설도 '이분법적인 인식'이라고 공격할 판입니다.

동아시아연구원(EAI)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3월10~15일 11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월소득 200만 원 이하의 유권자 중 61.3%가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응답했습니다. 이재명 의원의 주장과 대체로 일치합니다.

다만 '저학력, 저소득층에 국민의힘 지지자가 많다'는 명제는 착시현상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저학력, 저소득층은 60대 이상 노년층이 많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저학력, 저소득층에 국힘 지지자가 많은 것이 아니라 노년층에 국힘 지지자가 많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 60대 64.8%, 70대 이상의 69.9%가 윤석열에게 투표했습니다. 200만원 이하 저소득층의 윤석열 지지율보다 노년층의 윤석열 지지율이 더 높습니다. 따라서 '저학력, 저소득층에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많다'는 가설은 연령 변수를 배제한 조건에서 좀 더 검증이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인이 '언론 환경' 때문이라는 이재명 의원의 지적은 맞습니다. 뉴미디어혁명으로 미디어환경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지만 노년층은 여전히 올드미디어 의존도가 높습니다. 특히 종편의 등장 이후 노년층은 자신의 구미에 맞는 종편 의존도가 급격히 높아졌습니다. 여기에 극우유튜브까지 가세해 노년층의 보수 편향이 점점 더 심화되고 있습니다.

정반대의 현상이 4050에도 나타납니다. 올드미디어를 신뢰하지 않는 4050세대는 유튜브와 SNS, 진보커뮤니티 등 뉴미디어에 대한 정보의존도가 높습니다. 4050의 민주당 지지율은 60대 이상의 국힘 지지율과 근접합니다. 특히 나꼼수세대인 40대는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 60.5%가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는데 진보유튜브의 주시청자 층입니다.

이러한 미디어소비의 양극화에 의해 세대간 이념 편차가 급격히 벌어지고 있습니다. 미디어소비의 양극화가 정치적 성향의 세대간 양극화로 굴절되어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당분간 세대간 이념적 양극화는 더 심화될 것 입니다. 노년층은 점점 더 종편과 극우유튜버에 의존할 것이고, 청장년층의 뉴미디어 소비량은 점점 더 늘어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이변우)가 화제입니다. ENA라는 신생채널에서 방영된 이변우의 첫 회 시청율은 0.9%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입소문을 타면서 10회차에 15.8%까지 치솟았습니다. 넷플릭스서비스를 통해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변우는 미디어시장의 혁명적 변화를 극적으로 보여줍니다. 현재 미디어시장은 플랫폼 중심에서 컨텐츠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어떤 채널이건 컨텐츠 경쟁력만 있으면 세계시장에서 소비됩니다. 봉준호 감독이 불과 몇 년전에 말한 '1인치의 장벽'은 이미 무너졌습니다. 최근 몇 년간 'K-컨텐츠'가 세계시장의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도 미디어시장의 변화 때문입니다.

아마도 노년층의 이변우 시청율은 미미할 것 입니다. 노년층은 ENA도, 넷플릭스도 알지 못 합니다.(저학력, 저소득층일수록 더욱 그렇습니다) 이변우가 가져오고 있는 사회적 의식의 변화와도 격리되어 있습니다. 미디어혁명에도 불구하고 노년층은 여전히 조중동의 매트릭스에 갇혀있습니다.

미디어는 사회적 의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사회적 의식은 사회적 실천을 규정합니다. 즉 미디어소비양식이 정치적 행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노년층의 미디어 유배상태는 노년층의 보수화를 더 가속화할 것 입니다. 청장년층과 노년층의 정치적 격차를 더 벌려 놓게 될 것 입니다.

어쩌면 언론개혁은 더 이상 중요한 문제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올드미디어는 이미 쇠락하고 있습니다. 기득권세력의 플랫폼 독점은 해체되고 있습니다. 지상파와 조중동은 그저 노년층의 보수화를 지탱하고 있을 뿐 입니다. 언론개혁은 여전히 필요하지만 이제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할 때 입니다.

마지막으로 '97그룹의 대표주자'를 자처하는 박용진, 강훈식 후보에게 묻습니다. 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인도인, 별동별을 아시나요? 모른다면 당신의 미디어연령은 70년대생이니라 70대입니다. 올드미디어에 장기간 노출되면 정신도 올드해지는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납니다.

97세대는 X세대입니다. X세대의 특징 중 하나는 정신적으로 노화하지 않는다는 것 입니다. 그래서 X세대를 '키덜트'라고도 합니다. 박용진, 강훈식 후보는 X세대를 대표할 자격이 없습니다. 당신들은 X세대가 아니라 그냥 X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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