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들의 연대가 이뤄낸 법원의 구속영장기각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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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들의 연대가 이뤄낸 법원의 구속영장기각결정
  • 딴지 USA
  • 승인 2023.01.05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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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 "청담동 게이트" 제보자의 여자친구는 경찰 조사에서 '자기가 남자친구인 제보자에게 거짓말을 했다'고 진술하지 않았습니까? 그렇다면 더탐사의 보도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것인데 왜 한동훈 장관을 계속 취재한 것인가요?

강진구 기자 : 제보자 여자친구가 경찰 조사에서 허위 진술을 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정황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가령 제보자 외에 여러 사람들에게도 똑같은 얘기를 했었고, 친한 지인들과의 비밀대화방에서 '한동훈 장관이 무서워서 사실을 말하지 못하겠다'고 말한 사실도 확보했습니다. 그리고 친오빠를 문제의 술집에 보내서 CC TV가 있는지도 확인했지만 없어서 증거가 없다는 얘기를 지인들에게 하기도 했습니다.

판사 : 그런 정황사실들이 있다면 어째서 더탐사를 제외한 다른 언론들이 '제보자 여자친구가 경찰에서 허위 진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를 하지 않은 것일까요?

강진구 기자 : 저희 더탐사도 그 점을 매우 답답하고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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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전이 한창이던 1971년 6월 13일, 뉴욕타임즈는 국방성 1급 비밀문서인 '펜타곤 보고서'를 1면 특집기사로 폭로했다. 그 보고서에는 미국이 베트남전 군사 개입의 구실로 삼았던 '통킹 만 사건'이 사실은 조작됐다는 내용 등이 실려있었고, 이 기사를 접한 미국인들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뉴욕타임즈는 국방성 내부고발자로부터 위 비밀문서를 입수한 후 폭로했던 것인데, 당시 미 연방정부(닉슨 행정부)는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행위"라는 이유로 신속하게 법원으로부터 후속 보도를 금지하는 가처분결정을 받아냈다.

만약, 여기서 끝났다면 이 사건은 해프닝으로 곧 잊혀지고, 뉴욕타임즈는 회사와 데스크, 기자들이 연방정부로부터 막대한 손해배상 청구와 강도높은 조사 등 감당하기 힘든 불이익을 당하게 되었을 것인데, 그 순간 워싱턴포스트(WP)가 정의의 사자처럼 나타나서 '펜타곤 보고서'에 담긴 '베트남전의 추악한 비밀의 폭로'를 이어갔다. 워싱턴 포스트에 자극받은 미국의 다른 언론사들까지 가세하면서 미국 내 반전운동이 거세졌다.

뉴욕타임즈와 워싱턴 포스트는 공동으로 연방대법원에서 연방정부를 상대로 한 법정 투쟁을 통해 후속 보도를 다시 게재할 수 있는 권리를 얻어냈다. 연방대법원은 국가안보를 이유로 펜타곤 보고서의 보도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연방정부의 주장은 인정될 수 없다고 판결했다.

반면, 대한민국 법원은 윤석열 본부장 비리 의혹과 청담동 게이트를 보도했던 더탐사와 소속 기자들에 대하여 14차례나 압수수색을 했다. '국가인보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도의 중대한 사유'가 아니라 더 탐사의 보도내용이 윤석열 대통령과 그 부인, 장모 그리고 한동훈 법무장관의 명예를 훼손하고, 더탐사 기자들의 취재행위가 스토킹범죄, 주거침입, 보복범죄라는 억지 혐의들때문이다.

공권력이 기자의 취재수첩(PC와 휴대전화)을 압수수색하여 내용을 샅샅이 터는 것은 정부나 고위공직자의 비위 등을 익명으로 제보하는 취재원과 기자의 신뢰관계를 심각하게 훼손시키는 행위로서 정부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언론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것인데, 그럼에도 우리 언론들은 그런 중대한 사태에 대해 비판은 커녕 보도도 하지 않고 철저히 외면해왔다.

한창 베트남전 전시상태였음에도 미국 연방정부는 국방성 1급 비밀문서가 폭로되어 "베트남전의 추악한 비밀"이 공개되는 상황에서 언론사에 대한 보도 금지가처분 신청만 했을 뿐, 데스크와 기자들에 대해 압수수색과 수사를 하지 않았다. 심지어 연방대법원은 연방정부의 보도금지가처분 신청마저 위법하다고 기각했다.

그런데, 구랍 12월 29일 경찰이 더탐사 강진구 기자, 최영민 PD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그동안 침묵 내지 방관해오던 여러 언론들이 비판적인 사설, 기사를 게재하였고, 이는 위 더탐사 기자들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는데 큰 힘이 되어주었다.

현재 윤석열 정권은 이성과 상식을 잃고 폭주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런 폭압적이고 무도한 권력의 폭주와 일탈 앞에서 모든 언론은 연대하여야 한다. 그래야만 무도한 정권이 이성을 되찾거나 망하게 된다.

변호인으로서, 더탐사 강진구 기자, 최영민 PD에 대한 법원의 구속영장기각결정은 언론들의 연대가 이뤄낸 값진 성과라는 사실을 밝히며 다시금 감사드린다..

 

 

함께 만드는 언론, 시민들의 확성기 [딴지 USA]

출처가기

By 정철승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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