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만드는 언론, 시민들의 확성기 [딴지 USA]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과 '새 언론', 시민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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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과 '새 언론', 시민의 역할
  • 딴지 USA
  • 승인 2023.01.1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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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이 성공적으로 론칭했다. 1월 9일 첫 방송 이전부터 구독자수가 목표치를 크게 웃돈 50만으로 시작한데 이어 당일 8시 15분 현재 동시접속자수 17만5천여명을 넘어섰다. 2020년 12월 8일 멕시코 수학강사 ‘교수 홀리오’의 21만3586명이 최고 기록이라고 하는데 여기에 범접한다. 같은 시각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경쟁 방송이던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는 1만6천여 동접 상태이다. 1/10에 불과하다. 이제 어느 누가 ‘아침 시사방송 1등’을 김현정이라고 말하겠나? 이는 김어준 총수에 대한 시장의 신뢰에 더해 ‘나쁜 언론 전성시대’에 대한 시민적 분노의 표시라 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염려된다. 김어준을 축출하는데 일조한 기성언론은 새 ‘뉴스공장’의 가치와 메시지가 확장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조선일보 박은주 에디터는 방송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해 12월 31일 자사 칼럼을 통해 “더 흥미로운 음모론과 맛있는 가짜 뉴스로 슈퍼챗과 후원금 등 ‘시청자의 조공’을 받을 것”이라며 초장부터 ‘진영 언론’으로 격하하고 나섰다. 시장이 왜 6년 동안 김어준을 1등(라디오 청취율)으로 인정했는지 ‘시장경제의 나팔수’ 조선일보는 그 이유를 설명하지 않는다.

언론이 총체적으로 망가진 시대다. 혐의점이 뚜렷하지 않은 반검찰 인사는 죄인으로 주저함 없이 낙인찍고, 곧바로 구속기소 해도 될만한 검찰 가족의 범죄는 당연한 듯 눈감는다. 이래서야 하겠나? 지금 시기의 언론보도를 잘 추리기만 해도 ‘나쁜 언론의 교과서’를 집대성할 수 있을 것이다.

‘새 언론’을 간절히 원하는 민주시민들이 많다. 퇴행적 세력에게 정권을 넘겨주면 ‘이건 진짜 언론이 없어서 벌어진 일’ ‘우리도 힘 모아 종편 만들자’라는 주장이 여지없이 등장한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반성하려고 하는 말인데, 2013년 내가 주도했던 국민TV도 그 희망을 안은 바 있다. (그 이야기는 차후에 자세히 하겠다.)

물론 꼭 영상 기반이 아니더라도 그 ‘새 언론’을 자처하며 등장한 매체가 많다. 그러나 대안이 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자본, 맨파워, 플랫폼 등 이유는 다양하고 다 타당하다. 그렇다면 최소한 케이블, 최소한 포털에 진출한 일반 매체는 그만한 저널리즘적 퀄리티와 언론소비자층의 두터운 신뢰가 담보됐다는 말인가?

자, 현실적 제약은 크지만 작게나마 ‘새 언론’을 향한 우리의 간절한 바람-희망의 자산을 잘 살려보자. 그래서 죄송한 마음을 담아 민주시민들께 당부드린다. 지금도 실존하고 정진 중인 여러 ‘새 언론’에 대해 후원 중단으로 압박하는 수단은 가장 마지막에 꺼내주십사 하는 점이다.

아무리 ‘새 언론’이 되고자 하는 매체라도 돈 앞에서는 장사 없다. 거대 광고 자본의 노예가 돼 재벌 비위 맞추는 저 기성 언론의 퇴화를 보시라. 그들이라고 더 간특했겠나?

후원 중단 엄포는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킨다.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면 ‘새 언론’은 후원에 목메어 저널리즘에서 이탈하고 지지자(구독자, 시청자)에게 확증편향을 심어주려 할 것이다. 이러면 ‘새 언론’은 ‘우리만의 진영 매체’, ‘세상을 바꾸지 못하는 내부의 스피커’가 되고 만다.

진실은 항상 우리 편이 아닐 수 있다는 점, 고통스럽더라도 그 이치를 지킬 수 있도록 ‘새 언론’에 힘을 실어주시라.

 

 

함께 만드는 언론, 시민들의 확성기 [딴지 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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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민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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