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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이상민'만으로 그칠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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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이상민'만으로 그칠 일일까
  • 딴지 USA
  • 승인 2023.01.17 14: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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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이 널 도우면 형벌, 신이 날 도우면 천벌"
- “트롤리”와 “더 글로리” 사이에서

드라마 “더 글로리”는 폭력 피해로 인생을 희생당한 인물의 복수극이다. 한국의 서사에서는 노골적으로 펼쳐지는 사적 복수극은 허락되지 않는다. 한때 유행했던 중국 무협지에서나 가능한 이야기였다. 그런데 공적 시스템이 그 폭력과 공범이라면?

“더 글로리”는 그 모든 것들을 거추장스러움으로 만들어 치워버린다. 오랜 시간 준비해온 치밀하고 침착한 태도로 결행을 한다. 용서란 없다.

드라마 “트롤리”는 이에 반해 고뇌한다. 열차가 달리는 궤도 앞 인명을 구하려면 궤도를 바꿔야 하지만 그곳에도 누군가가 있다. 그러니 머뭇거리고 위축되고 숨는다. 어떤 선택도 비극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의도치 않은 죽음 앞에서 과거의 고통을 소환하는 것 자체가 위험해진다.

많은 경우, 폭력의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더 글로리’와 ‘트롤리’ 사이에서 서성거리는 것이 현실이다.

지금 우리는 어떤 현실에 처해 있을까?

일제 강제동원 징용과 위안부 노예생활, 10.29 이태원 참사, 여기에 이른바 국가 공권력은 주범 내지 공범 또는 공모하는 자들이 그득하다. ‘트롤리의 고뇌’에서 ‘더 글로리’의 행동으로 전환하라는 목소리가 들리는 때가 되고 있는 것인가.

공권력이 정의를 가로막고 있다면, 또는 주범이나 공범이라면, “돌들이 소리 지르리라”고 하신 예수님의 외침은 더 이상 경고나 엄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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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아 칼럼> https://www.khan.co.kr/opi.../column/article/202301092027005

- 학교폭력을 다룬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더 글로리>가 인기다.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의 잔인한 폭력에 시달리던 문동은(송혜교)이 자퇴 후 복수를 결심하고, 18년간 치밀하게 준비해 실행해가는 내용이다. 동은이 학교폭력을 당할 때 누구도 도와주지 않는다. 교사도, 경찰도, 심지어 엄마도. 법 역시 동은 편은 아니다. (........)

모든 공·사적 시스템으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한 동은에게 남은 선택지는 자력구제뿐이기 때문이다. 대중은 가해자에게 어떠한 서사도 부여하지 않는 ‘피해자의, 피해자에 의한, 피해자를 위한’ 복수극에 열광하고 있다.

법치국가에서 형벌권은 국가에 귀속된다. 자력구제는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

하지만 금기는 가상공간에서부터 깨지기 시작했다. 정의의 히어로가 다크 히어로로 바뀌더니, 이제는 피해자가 직접 가해자를 징벌하는 서사가 지지를 이끌어내고 있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라는 법언이 법전 속에 파묻혀 있기 때문이다. 책임져야 할 자들이 책임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상민 같은 이들이 계속 ‘성역’으로 남고 ‘언터처블’의 특혜를 누린다면, 현실공간에서도 자력구제의 유혹은 커질지 모른다. 피해자도 더 이상은 착한 얼굴을 하지 않겠다는 선언. <더 글로리>를 향한 열광은 이를 의미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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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웅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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