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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를 버린 기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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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를 버린 기독교
  • 딴지 USA
  • 승인 2023.06.09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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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는 오늘의 무수한 목사들처럼 눈치만 보며 침묵하지 않았다. 예수는 김 목사처럼 장로와 짜고 신자의 헌금 수백억 원을 감추어 두거나, 세 김 목사 형제들처럼 자식에게 하나님의 교회를 세습하지 않았다. 예수는 오 목사처럼 학력으로 세상을 속이지 않았다. 예수는 김 목사처럼 방송국을 세우고 치부하며, 살인자의 친구 편을 들며 그를 위해 산해진미 파티를 열어주지 않았다. 예수는 대중의 기호에 맞춰 고객관리 하듯 비위를 맞추며 대형 교회를 세우는 것을 성공이라고 보지 않았다. 그는 교회를 세워 돈을 벌거나 영광을 누리려 하지 않았다. 예수는 화려한 성의를 걸치고 퍼포먼스 하듯이 예배하지 않았다. 예수는 고관대작 앞에서 굽신거리지도 않았고, 그들의 정치를 지지하지도 않았다.

예수는 세상이 버린 이들, 가난한 이들과 정통 유대인에게 배척받았던 이들, 굶주린 이들, 병든 이들을 찾아 다녔다. 그는 성전에서 헌물을 과하게 받는 자들을 공개 비난했고, 사교장이 된 성전에서 교제하며 돈 바꾸는 자들을 조롱했다. 예수는 자기가 걷는 길이 죽음을 향한 것임을 알고 있었고, 그의 마지막 길에서 신변의 위협을 느낀 제자들도 거의 다 도망쳤다. 예수는 대형 교회 목사들의 음모로 고발되고, 헤롯과 바야바의 법정에 끌려다니다가 십자가에 달렸다. 이런 예수를 나는 하나님이라 부른다.

대형교회 목사들이 정치가들을 시켜서 예수를 죽인 것이다. 그 예수가 권력자로 해석되기 시작하면서 본래 예수는 사라지고, 성직자들이 득세했다. 십자가에 달린 가난한 하나님은 우주의 심판자로 해석되면서 생과 사의 지배자가 되자 , 정치가들이 그 지배력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성직자들이 예수를 대속자로 해석하면서 스스로 죄를 용서하는 교리도 만들었다. 천국에 가는 열쇠를 만들더니 그 열쇠 주인 노릇도 했다. 세상과 천국의 지배자가 된 것이다.

한없이 오만해진 성직자들은 눈에 거슬리는 것에다 마귀 사탄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들의 무식, 성욕, 탐욕, 오만을 비웃던 남녀를 마녀로 몰아 장작더미 위에서 산 채로 불태워 죽였다. 정당 전쟁 이론을 만들어 탐욕스러운 정치가 중 강한 자에게만 정당한 살상권을 허락해 주었다. 자신들의 권위와 교리를 따르지 않으면 죽이거나 추방하는 짓도, 심지어 성조기를 들고 다니며 크고 작은 십자군 전쟁도 일상화했다. 칼빈파가 득세하던 제네바에서 한 달에 한 명 정도가 종교재판으로 죽임을 당했다.

이랬던 기독교가 과연 진실하고 선한, 정직하고 탐욕을 버린 종교로 바뀌었을까? 길고 긴 참회록을 써야 할 종교가 그 얼굴을 감추고, 서로 품앗이하듯 서로가 진실한 것인 양, 척하고 있다. 이들이 광화문에 모여 정의의 사도라도 된 것인 양, 신이 들린 무당 흉내를 내며 정의와 평화와 평등과 사랑을 지키려는 이들을 좌파, 용공, 빨갱이, 공산주의자라고 비방하며, 검찰 독재자에게 싹 쓸어 버리라고 주문하고 있다.

예수를 버리고 이용만 해먹는 이런 기독교를 어떻게 칭찬해 달라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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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가기

By CK Park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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