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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이노니아
내 시선이 하나님의 시선에..
 회원_290530
 2022-08-24 09:57:42  |   조회: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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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그때부터였던것 같다. 어느날 나의 휴대폰 목록을 보다가 뭔가 단단히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내가 사랑하는 예수님께서는 세리와 창기 그리고 힘없고 빽없는 이들의 친구가 되어주셨는데 정작 내 휴대폰 목록에는 그런 이들이 거의 없었다.

내 폰 저장 목록에는 대부분이 훌륭하고 존경받는 목사님들과 기독교인들만 수두룩했다. 순간 내가 너무 한심스럽게 다가왔다. 심지어 역겹기까지 느껴졌다.

내가 진짜 예수님을 사랑하고 따르는 자가 맞는 것일까? 내가 지금 예수님처럼 사람들을 제대로 만나고 있는 것일까? 힘이 들고 시간낭비라고 생각하는 비생산적인 이들을 지금껏 의도적으로 피하지 않았는가?

예수님께 한없이 죄송해서 그 자리에 주저앉아 많이 울었다. 그리고 나를 새롭게 변화시켜 달라고 간절히 기도 드렸다.

"예수님, 저는 가짜인것 같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당신을 따르는게 아니라 그저 흉내만 내려고 한것 같습니다. 제가 너무나 헛살았습니다. 이제 당신을 진정으로 따라 살도록 부디 저를 불쌍히 여기시고 도와주십시오"

그뒤로부터 내 선교사역의 방향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사회적 참사와 중독가정, 그리고 소외된 이웃을 향해 점점 시선과 발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제는 만취하여 호소할 사람은 목사님 밖에 없다고 꼭두새벽 신세한탄 하는 이의 전화도 받게 되었고, 밀린 공과금을 좀 빌려달라는 이들, 아프다고 병원비를 도와달라는 이들, 다양한 아픔과 사연을 지닌 여러 벗들이 생겼다.

내게 이것은 나의 신앙에 대한 진정한 회복이자 하나님이 내게 베풀어 주신 축복이었다. 무엇보다 내가 목사이고 인격이 좋아서 내가 이들의 친구가 되어준 것이 아니라 이분들이 예수님의 모습으로 내게 찾아오셔서 친구가 되어주신 것이었다.

기독교인들은 소위 '하늘 소망'을 품고 살아간다고 신앙고백을 한다. 그래서 천국(하늘)을 사모하고 천국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곤 한다. 그런데 그 가운데 내가 놓치고 있던 것이 있었다.

우리는 하나님을 의지하고 주님만 바라본답시고 하늘을 바라보지만 정작 하나님의 시선은 이 '땅'을 향하고 계셨다는 사실이다. 바로 이 땅, 여기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우리 주변에 있는 힘 없고, 돈 없고, 굶주린 이들에게 말이다.

공과금 낼 돈이 없어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린 이들, 오늘도 술먹고 집에 들어온 아버지의 가정폭력에 시달리고 있는 아이들, 생리대 살 돈이 없어서 화장실 휴지를 돌돌 말아쓰며 우는 아이들, 삶의 터전을 잃고 이 땅을 찾아온 난민들, 모든 소외된 이들에게 하나님의 시선은 향하고 계셨다. 그리고 예수님은 이들과 함께 하셨다.

그래서 우리 선교회에서 이런 이들을 살피고 함께하는 사역을 꾸준히 하고 것은 내가 남들보다 유난히 자비심이 많고 사랑이 많아서가 아니다.

하나님의 시선이 머무신 곳에 그저 나의 시선을 맞췄을 뿐이다. 내가 사랑하는 예수님을 발톱 만큼이라도 따라 살아보려는 목사로서의 몸부림이자 인간으로서 당연한 도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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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24 09:5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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