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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여성단체는 복원된 텔레그램 메시지를 처음부터 공개하지 않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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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여성단체는 복원된 텔레그램 메시지를 처음부터 공개하지 않았나요?
  • 딴지 USA
  • 승인 2022.10.22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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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요'>

정철승 변호사가 공개한 박원순 시장과 여비서의 '텔레그램 대화'는 사실입니다.

인권위가 박원순 유족 상대하는 행정소송 증거 자료로 법정에 제출했으니 판사도 그 존재를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화요일에 '현명한' 판결을 기대합니다.(11.15로 판결 연기)

사람의 권리를 챙긴다는 인권위가 그 자료를 법정에 제출하기 전에 여비서 본인의 동의를 받았는지는 미지수입니다. 저라면 자신에게 치명적인 자료가 법정에 제출되는 것에 동의하지 않았을 테니까요.

많은 분들이 경악했겠지만, 그 대화 내용에서 가장 뜨악한 부분이 여비서의 '사랑해요'였습니다.

처음에는 박 시장이 여비서에게 '사랑해요'라는 말을 한 것으로 보고 "이래서 인권위가 성희롱으로 판단했구나" 싶었습니다. 찬찬히 다시 보니 그 말을 꺼낸 것은 여비서였습니다.

생전의 박 시장은 자신보다 지위가 낮은 사람을 하대하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 대화 상대는 4년간 일과시간 내내 얼굴을 맞댄 여비서였습니다. 존대어의 발화자는 여비서가 됩니다.

우리나라에 '여비서'가 수만 명은 되겠죠. 어떤 경우에 여비서가 먼저 직장상사에게 '사랑해요' 말을 꺼낼까요?

그리고 여비서가 그런 말을 하면 직장상사는 어떻게 처신하는 게 맞을까요?

또다른 대화에서 시장이 '내가 아빠같다'는 말을 했고, 여비서도 '맞아요, 우리 아빠'라고 화답합니다. 시장은 여비서의 '사랑해요'를 이 수준에서 받아들였다고 저는 이해합니다.

둘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해왔는데 한 쪽이 변심해서 문제삼거나 다중에 공개되면 오해받기 딱 좋은 관계. 박원순의 고민은 여기서 시작됩니다.

'그 정도' 일로 목숨 끊는 게 이해가 안 되겠죠. 그 부분은 제 책에 한 챕터를 할애해서 설명했으니 읽고나서 따지기 바랍니다.

누군가는 그러더군요. 박 시장이 위력으로 여비서를 '가스라이팅'한 것은 아니냐구요.

족보도 없는 가스라이팅은 잘도 튀어나옵니다. 그런 쓰레기 이론 신봉하는 분들은 이 글도 제가 박원순의 망령에 씌워서 가스라이팅 상태에서 쓴 것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여성단체와 인권위에 묻겠습니다.

복원된 텔레그램 메시지를 왜 처음부터 공개하지 않았나요?

기자회견에서는 박 시장에게 불리하게 해석될 수 있는 텔레그램만 공개하고, '기쁨조' 운운하는 자극적인 보도자료 배포해서 여론을 호도한 이유가 뭡니까?

텔레그램 공개하면 피해자에게 불리한 여론이 조성될까봐, 이왕 죽은 박 시장에게 모든 것을 뒤집어씌우고 사건을 덮을 심산으로 그동안 비공개한 것 아닌가요?

여성단체야 아무 말이나 한다 치더라도 공정한 판관이 되어야할 인권위까지 '마녀사냥'에 동참한 것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정상국가라면 이야말로 감사원의 감사대상일 것입니다.

1년 전 당신들의 혹세무민에 놀아난 20대 청년이 창녕의 박원순 묘소에 찾아가 묘소를 훼손한 일도 있었습니다.

박원순은 죽었지만, 한때는 당신들의 평생 동지였는데 사람의 탈을 쓰고도 양심의 가책은 없습니까? 꿈자리는 편하던가요?

자신 있으면 지금이라도 박원순의 죄상을 낱낱이 드러낼 수 있는 스모킹건을 내놓아서 논란을 종식시키길 바랍니다.

그럴 수 없을 겁니다.

한 사람의 '부정직'으로부터 어처구니없는 소동이 시작됐다는 것은, 일을 키운 당사자들이 잘 아니까요.

 

 

함께 만드는 언론, 시민들의 확성기 [딴지 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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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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