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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 명의' 이춘성 교수, 의료계 '장삿속' 수술 충격 폭로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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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 명의' 이춘성 교수, 의료계 '장삿속' 수술 충격 폭로 화제
  • 딴지 USA
  • 승인 2020.09.07 12:43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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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 명의 충격적 인터뷰

 

서울아산병원 3층 수술실. 이춘성(56) 정형외과 교수는 조각하는 것처럼 살을 째고 파고 벌리고 깎는 작업을 하는 중이었다. 그는 '척추 명의(名醫)'로 소문이 나 있다. 그에게 수술을 받으려면 1년 넘게 기다려야 한다.

그런 그가 최근 출간한 '독수리의 눈, 사자의 마음, 그리고 여자의 손'이라는 책에서 의료계의 '장삿속' 수술에 대해 내부 고발을 했다.

"척추 수술을 많이 하고 성공률이 어떻다고 자랑하는 병원은 일단 의심하면 된다. 허리디스크의 8할은 감기처럼 자연적으로 낫는다. 수술 안 해도 좋아질 환자에게 돈벌이를 위해 수술을 권하는 것이다. '획기적인 새로운 시술법'치고 검증된 게 없다. 보험 적용도 안 된다. 결국 환자 입장에서는 돈은 돈대로 버리고, 몸은 몸대로 망가진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두고 그렇게 참지 못하는가?

"척추 수술만 예로 들면, 한동안 '레이저 디스크 수술'이 유행했다. 레이저 고열로 디스크를 녹인다는 것이다. 그걸로 좋아질 증상이라면 가만 놔둬도 좋아진다. 오히려 시술 시 발생하는 고열로 주변의 뼈나 신경이 화상을 입을 수 있다. 로봇 수술, 몸에 흉터를 안 남긴다는 내시경 수술, 5~10분 만에 디스크를 제거한다는 수핵성형술 등이 나왔다가 사라졌다. 주현미의 노래 제목처럼 '길면 3년 짧으면 1년' 딱 이거다. 요즘에는 '신경성형술'이 획기적인 치료법인 양 퍼지고 있다."

―시장에서 수요가 있다는 것은 그런 수술을 받아본 환자들이 효과를 봤기 때문이 아닌가?

"신경성형술은 가느다란 관(管)을 몸에 집어넣는데 그 비용만 200만원이 넘는다. 검증된 적 없는 이런 시술에 왜 고비용을 물어야 하나. 이는 우리나라만의 현상이다. 좀 좋아진 기분이 느껴졌다면 시술 전에 맞은 '스테로이드' 주사 효과일 뿐이다."

―그들도 같은 전공 의사로서 나름대로 판단이 있지 않을까?

"처음에는 양심을 속이고 한다. 그렇게 세 번쯤 반복하면 자신도 그런 시술이 정말 옳다고 믿는다. 사람은 합리적인 게 아니라 자기 합리화를 하는 존재라고 하지 않나."

―그쪽 의사들의 반발을 어떻게 감당하려고 하느냐? 한때 한 척추 전문 병원이 소송을 제기했다가 취소한 것으로 안다.

"그런 새로운 시술법을 팔아먹는 쪽에서는 내게 '당신이 해봤느냐. 안 해보고서 왜 떠드느냐'고 한다. 도둑질이 나쁘다는 것은 초등학교 때부터 배워서 아는 것이지, 꼭 직접 해봐야 나쁜 줄 아는가. 이런 시술은 보험 적용 대상이 되는 순간부터 횟수가 뚝 떨어진다. 요즘 무릎관절 치료에서 자기 피를 뽑아 주사하는 'PRP 주사'가 난리다. 내 전공은 아니나 대학병원의 전공의사들과 얘기해보면 이 역시 전혀 검증이 안 됐다."

―새로운 시술법을 부정하면 고전적인 방법이 늘 옳은가?

"의료 행위는 인체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과학적인 검증 과정이 몹시 중요하다. 어떤 치료법이 행여 몇몇 환자에게 효과가 있다고 전체 환자에게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위험하다. 척추 수술은 현미경을 보면서 손으로 하는 것이다. 획기적인 방법으로 좋아질 환자라면 당초 수술을 하지 않아도 좋아질 환자다. 다시 말해 그건 불필요한 수술이고, 차라리 안 하는 게 맞는다."

―허리 디스크 대부분은 수술을 안 받는 게 맞는다는 뜻인가?

"척추 수술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다. 상업적인 의사는 환자에게 늘 얻는 것만 말한다. 수술을 했다면 목에 굴레가 씌워진것과 같다. 어떤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다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렇게 재발해 또 수술을 받으면 결과는 더욱 나빠진다."

―선생은 어떤 경우 수술을 결정하나?

"수술받아야 할 환자는 꼭 받아야 한다. 가령 척추관협착증이나 척추측만증이 심한 환자는 수술이 아니고는 방법이 없다. 하지만 노인이 '허리 아프다'며 수술해달라고 하면, '감기 걸렸는데 폐를 잘라내나요' 하고 달랜다. 나이가 들면 허리가 아프게 마련이다. 이를 노화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운동하면 된다. 어떤 분들은 '다른 대학병원에서도 그랬는데 여기서도 똑같은 말만 한다'며 역정을 낸다."

―이번 책에서 '광고를 많이 하는 의사, 실적 홍보가 심한 의사, 운동선수나 유명 인사를 치료했다고 떠벌리는 의사는 일단 의심하라'고 했다 이유는?

"흙탕물을 흐리는 미꾸라지는 극소수 의사다. 문제는 그런 의사들이 돈을 잘 벌고 번성하고 젊은 의사들의 모델이 된다. 이 때문에 의료 행위가 왜곡되는 것이다."

―그런 의사들의 경력을 보면 대부분 외국 명문대에서 연수해 선진 의료를 배운 걸로 되어있는데도 그런가?

"외국 명문대 병원에서 일주일쯤 어깨너머로 슬쩍 들여다보고 와서는 이력서에 '어느 대학 연수'라고 쓴다. 특정 수술법 세미나에 참가비를 내고 하루이틀 참석하고도 '수술법 연수 과정 수료'라고 한다. '교환교수'니 '초빙교수'도 하나같이 사기다. 외국 명문대 병원에서 그런 제도를 운영하지 않는다. 드물게 특정 분야의 대가라면 몰라도. 그런 타이틀을 앞세우고 방송에 자주 출연하면 우리 사회에서 스타 의사로 대접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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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춘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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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_335460 2020-09-07 14:57:51
당신의 용기있는 발언에 감사드립니다. 의료가 장사속이 된 것은 꽤 되었지요. 물론 최신장비나 시설비를 투자했다. 라는 자본논리도 있지만 마치 그것이 공공을 위해서했다는 식의 논리가 좀 가증스러웠습니다. 돈이 되니까 투자했겠죠. 돈이 많을수록 내 몸을 귀히여겨서 돈을 아끼지 않는 심리를 이용한 상술이죠. 의료양극화가 극한에 달하기 전에 공공의료확충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비회원_938541 2020-09-07 17:08:47
66살 남성입니다 저는 청담동 우***병원서 2번수술 1번시술받었는데 항상 아프고 일상생활
넘 부자연스럽네요 의사가 수술이 약이라고하면
저의같은사람은 없는돈 융통해서라도 ~~ㅠ

비회원_307651 2020-09-07 18:33:26
의사는 수술받지 않는다 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책 저자 의사선생님이 자비로 출판 하셨다지요. 왤까요?
양심있는 사람이 더 잘 나가는 사회
우리가 만들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비회원_583193 2020-09-07 21:20:01
존경합니다 선생님~^^
선생님 같은 분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비회원_524844 2020-09-08 08:53:22
여러분 우리 이춘성교수님을 지켜드립시다.~~!!!

비회원_291577 2020-09-11 04:38:10
그동안 인간과 의심했다 부분들이 정확하게 알게되었습니다
교수님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감사합니다

비회원_837260 2020-09-18 00:05:45
저두 7월 중순부터 고생 좀 해서 공감합니다.
저두 섣부른 판단(디스크시술 동의서 서명)에 피해를 본 당사자이기도 하고요~~

제 발로 걸어서 병원에 들어가
저의 섣부른 판단(디스크시술 동의서 셩)에 피해를 본 당사자이기도 하고요~~
디스크 시술후 통증이 더 심해서 시술했던 병원에서 침대 누워서 또 엠블런스 의지하여 종합병원 두 군데 응급실로~~
약2주간 누워서 이리저리 꼼짝 못하고(대,소변 수발) 좋으신 교수님 덕분에 약물 치료만으로 입원 3주(디스크시술 병원입원 부터)에 정상생활이 가능해졌구 초기 진단만 제대로 했어도 돈들어 디스크 시술 안 하고 또 이렇게 까지 고생하지 않았을 텐데 ~~

퇴원후 3주만에 다시 처음 당시의 증상으로 통증이 심해(걷지도 못함) 다시 응급실 통해서 입원했는데 역시 단순한 약물치료만 받고 퇴원해서 1주만에 퇴원해서 좀 조심하면서 정상적인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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